[타임아숫]프로농구 FA,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날까

올해 프로농구(KBL) 자유계약선수(FA)들이 속속 재계약을 마무리하고 있는 가운데 FA제도의 고질적 문제들도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 사전접촉 의혹, 몸값 거품, 꼼수 은퇴 등이 대표적이다.

KBL은 FA와 원소속구단에 우선 협상할 기간을 준다. 이 기간 동안 타 구단은 FA와 사전 접촉할 수 없도록 규정돼 있다. 사전 모의를 통한 뒷돈 거래, 즉 이면 계약을 통한 부정 영입을 막기 위해서다.

하지만 농구계에선 이 규정이 사실상 사문화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타 구단이 FA와 사전접촉을 마치면, FA는 원소속구단과 ‘보여주기’식으로 협상 테이블에 앉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는 것이다. ‘FA가 특정 구단에 갈 것 같다’는 소문이 사실과 크게 다르지 않았던 이유다. 이에 프로야구(KBO)처럼 우선협상 기간을 없애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KBO는 FA 사전접촉 금지 규정의 문제점을 인식, 지난해부터 전 구단이 동등 선상에서 FA협상을 시작하도록 제도를 손질했다.

우선 협상제도는 선수 몸값을 지나치게 높이는 문제도 있다. FA 영입을 원하는 팀은 사전접촉을 통해 원소속구단보다 높은 금액을 미리 제시해야 해당 선수를 붙잡을 기회를 얻는다. 이 과정에서 영입 경쟁이 과열되면 FA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는다.

FA가 원하는 팀을 자유롭게 고르지 못하는 맹점도 있다. 우선협상 이후에는 원소속구단이 제시한 금액이 알려진다. 타 구단은 더 높은 몸값을 부를 수밖에 없다. 고연봉을 제시할 수 없는 팀은 아예 영입전에 뛰어들지 못한다.

샐러리캡은 비워야 하는데 FA를 타 팀에 보내기 아까워 은퇴를 종용하는 일도 문제다. 지난 18일 주희정은 선수생활이 가능한데도 갑작스레 은퇴해 의문을 자아냈다. 사실상 구단에 떠밀리 듯 코트를 떠난 것이다. 그는 은퇴기자회견에서 “나이를 먹어도 미국처럼 눈치를 보지 않고 뛸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면 좋겠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모 구단 관계자는 “주희정은 지금도 10분 이상 뛸 수 있는데 갑자기 은퇴해 당황스러웠다. 자기관리가 철저해 팀에 도움이 될 거라 판단하고 FA영입까지 검토했었다”며 삼성의 처신을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 농구계 관계자는 “주희정은 ‘국민타자’ 이승엽처럼 은퇴투어를 할 수 있는 유일한 선수인데, 당장 팀 상황만 생각하고 너무 성급히 은퇴시킨 것 같다”고 꼬집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그래픽=전진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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